암호화폐史 다시 쓴 '2조' 해킹...이더리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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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史 다시 쓴 '2조' 해킹...이더리움 향방은

미국이 '바이비트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며 이더리움(ETH)을 둘러싼 롤백(rollback)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BTC) 등 주요 가상자산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더리움 가격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6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북한이 바이비트 해킹을 통해 대규모 가상자산을 탈취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비트는 이달 21일 해킹으로 14억 6000만달러(약 2조 10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 당했다. 해커가 탈취한 가상자산은 대부분 이더리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은 라자루스가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자루스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이다. 2014년 미 소니픽처스 해킹,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등으로 악명을 높였다. 이번 해킹은 2014년 마운트곡스(4억 7000만달러) 사건과 2021년 폴리네트워크(6억 1100만달러) 사건을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해킹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바이비트 해킹에 대해 "(피해액이) 역사상 가장 큰 강도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롤백시 대규모 혼란"
바이비트 해킹을 계기로 이더리움 롤백 논란도 불거졌다. 롤백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특정 시점 이전으로 되돌리는 작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북한이 탈취한 2조원 규모의 이더리움이 핵무기 개발 등 불법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롤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더리움은 이미 2016년 '더 다오(The DAO)' 해킹 사건으로 롤백을 단행한 바 있다. 샘슨 모우 얀3(Jan3) 최고경영자(CEO)는 "북한 정부가 (해킹) 자금을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는 걸 막기 위해 이더리움 롤백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롤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이더리움을 롤백할 경우 탈중앙화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미국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며 이더리움의 입지가 글로벌 자산으로 격상되는 등 롤백이 처음 진행된 2016년과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팀 베이코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는 "(롤백은) 기술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며 "롤백은 탈중앙화금융(DeFi)과 브릿지 전반에 대규모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미 당국의 반응이다. 이미 FBI가 바이비트 해킹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만큼 이더리움이 롤백을 하지 않을 경우 무기 개발 등에 활용되는 불법 자금을 방조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 해커와 연루된 조직을 지속적으로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롤백 거부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금지한 국제연합(UN)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분간 약세 전망
상황이 이렇다보니 롤백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더리움의 롤백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며 "(롤백 논란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와 탈중앙화 원칙 간 대립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 롤백이 이뤄진다면 이더리움의 알트코인 대장주 역할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가격 향방도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바이비트 해킹 사건이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와 맞물린 만큼 이더리움 가격이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날 기준 세계 최대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이더리움 가격이 이달 중 28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은 1%를 기록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이 가능성은 30%를 웃돌았다.
이더리움 가격이 다음달까지 신고가를 경신할 확률도 3%에 그쳤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스팟온체인은 "2월은 역사적으로 이더리움이 강세장이었던 시기"라며 "(단) 올해는 예외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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